[경제포커스] 유령의 復活, '부동산 不敗論'
집값은 선악·정의 문제 아니라 금리·소득에 영향받는 경제 현상
정부가 강남 등 부유층 거주 지역 주택 가격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면 오히려 '부동산 불패론'이라는 유령이 활개칠 마당을 깔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집값을 경제현상으로 인식하고 임대주택 등 서민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그게 '글로벌 스탠더드'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0/2017071002631.html
차학봉 산업1부장
입력 : 2017.07.11 03:14
집값은 선악·정의 문제 아니라 금리·소득에 영향받는 경제 현상
규제 칼날이 '부동산 불패' 불러… 임대주택 등 서민 주거 확충해야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기막힌 타이밍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강남 등 서울 일부 지역 집값이 치솟고 있다. "집값이 미쳤다"는 아우성은 노무현 정권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일본식 버블 붕괴론'을 주장하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다. 직장인 술자리에 '부동산'이 오랜만에 안줏거리로 등장했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액으로 집 사는 '갭(GAP) 투자'에 뛰어든 대학생까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사멸(死滅)했다던 '부동산 불패론'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씨를 청와대 사회수석에 임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들이 강남 등 서울의 주택을 사들이면서 집값이 급등했다'며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주역과 규제 논리의 재등장은 이런저런 수군거림을 낳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는 것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 가격만은 잡겠다"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셀 수도 없는 규제와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오히려 집값을 가장 크게 올려놓은 정부라는 비판을 받았고, 노 대통령도 결국 "부동산 정책 말고는 꿀릴 게 없다"며 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씨를 청와대 사회수석에 임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들이 강남 등 서울의 주택을 사들이면서 집값이 급등했다'며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주역과 규제 논리의 재등장은 이런저런 수군거림을 낳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는 것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 가격만은 잡겠다"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셀 수도 없는 규제와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오히려 집값을 가장 크게 올려놓은 정부라는 비판을 받았고, 노 대통령도 결국 "부동산 정책 말고는 꿀릴 게 없다"며 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왜 실패한 것일까. 집값 문제를 선악(善惡)이나 정의(正義)의 문제로 보는 시각 탓에 부동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넘쳐난다. 집값은 투기 세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금리, 소득, 경제성장, 인구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현상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집값 급등은 글로벌 저금리가 근본 배경이었다.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 주택 시장으로 흘러든 것은 세계적 현상이었고, 한국은 오히려 선진국 중에서 집값이 덜 오른 나라였다.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을 외면한 채 투기꾼 타령만 하던 노무현 정부는 혁신도시, 세종시 개발을 위해 막대한 토지 보상비를 풀어 부동산 상승세에 오히려 불을 붙이기도 했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것도 당시와 마찬가지다. '투기 세력의 장난'도, '노무현 정부 학습효과' 탓도 아니다. 리먼 쇼크 이후 비틀거리던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맞으면서 뉴욕, 런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택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경기 회복세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 리먼 쇼크 이후 집값 침체기가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기에 본격 접어드는 만큼, 지금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시점이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기와 겹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미쳤다는 아우성이 터지지만 지방은 물론 경기도에서도 과잉 입주 물량으로 '역(逆)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도 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집값 상승엔 악재다.
집값에는 양면성이 있다. 집값이 오르면 주택 건설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전세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 내 집 마련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진짜 서민들에게 집값 상승은 장기적으로 보면 임대료 안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집값은 폭등했지만,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집값은 안정됐다고 하지만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세 시장이 불안했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것도 당시와 마찬가지다. '투기 세력의 장난'도, '노무현 정부 학습효과' 탓도 아니다. 리먼 쇼크 이후 비틀거리던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맞으면서 뉴욕, 런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택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경기 회복세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 리먼 쇼크 이후 집값 침체기가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기에 본격 접어드는 만큼, 지금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시점이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기와 겹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미쳤다는 아우성이 터지지만 지방은 물론 경기도에서도 과잉 입주 물량으로 '역(逆)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도 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집값 상승엔 악재다.
집값에는 양면성이 있다. 집값이 오르면 주택 건설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전세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 내 집 마련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진짜 서민들에게 집값 상승은 장기적으로 보면 임대료 안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집값은 폭등했지만,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집값은 안정됐다고 하지만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세 시장이 불안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0/20170710026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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