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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길 가라

Eric-Yang 2015. 1. 8. 10:42

유행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길 가라

 

['노벨상 제조공장' 나고야 대학… 하마구치 총장의 역발상]

- 오히려 지방대라서 가능
도쿄대 등 日학계 의식 안해 실패에 좌절 않고 연구 매진, 도시 출신은 유행에 민감

- 남다른 교수선발 기준
네이처 논문 게재 숫자보다 얼마나 독창적인지 평가
우수한 교수진? 개성 강해… 다른 대학 출신 매우 많아

2000년 이후 일본의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6명이 지방국립대인 나고야(名古屋) 대학의 졸업생·박사 학위 취득자·교수이다. 이 때문에 나고야대는 '노벨상 제조 공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전체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19명)의 졸업 학부는 나고야대가 3명으로, 교토대(6명)와 도쿄대(4명)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와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교수는 나고야대 사제지간이다. 한국에 한 명도 없는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비결에 대해 나고야대 하마구치 미치나리(浜口道成) 총장은 지난달 25일 총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의 작은 대학이 갖는 장점을 발휘한 결과"라고 했다.


	일본 나고야 대학의 하마구치 미치나리(浜口道成) 총장이 지난 25일 총장실에서 나고야대가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주류) 학계를 의식하지 않고 독창적인 연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나고야 대학의 하마구치 미치나리(浜口道成) 총장이 지난 25일 총장실에서 나고야대가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주류) 학계를 의식하지 않고 독창적인 연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학봉 특파원

―나고야대가 지방의 작은 대학인가.

"교직원 수가 도쿄대의 3분의 1이다. 전국에서 최고 성적 학생들이 모이는 도쿄대와 달리, 나고야대 학생은 아이치(愛知)현 출신이 50%,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면 80%다."

―학부 출신 수상자도 3명이다.

"올해 노벨상을 받은 아마노 교수는 고교 시절 과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고야대 입학 후 과학에 흥미를 가졌고 연구에 매진, 인류 역사를 바꾸는 성과를 냈다. 빨리 정확하게 해답을 찾는 대학 입시가 학생의 능력, 특히 과학자의 자질을 평가할 수는 없다. 나고야대는 시험 성적은 떨어지더라도 잠재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해 재능을 꽃피우는 대학이다."

―지방 대학은 연구에 불리하지 않은가.

"정반대이다. '하코네세키(箱根関)를 넘지 마라'는 말이 있다. 하코네세키는 에도시대 지방에서 도쿄로 가는 길의 검문소를 지칭하는데, 도쿄대 등 중앙을 의식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연구를 하라는 의미이다."


	나고야대 관련 노벨상 수상자들 사진

―노벨상 수상자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끈기와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둔감력(鈍感力)이라고 본다. 아마노 교수는 1000번 이상 실험에서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밤낮으로 계속 실험했다. 유행에 민감한 대도시 출신 학생보다 지역 출신이 많은 나고야 대학이 그런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나고야 대학 교수진을 평가한다면.

"가장 우수하다기보다는 개성이 강한 연구자들이다. 나고야대는 도쿄대 등 7개 제국대학(국립대학) 중 제일 늦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존 대학의 연구 시스템·학풍에 반기를 든 자유로운 젊은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자유로움이 나고야대를 대표하는 학풍이다. 전국의 개성 있는 연구자들이 모여서 서로 경쟁하고 자극을 주면서 새로운 연구를 한다. 나고야대 출신 교수 비율이 매우 낮은데, 특히 물리학과는 대부분 다른 대학 출신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나고야 대학이 아니었다면 학회 보스로 인생을 마쳤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고야대에서는 연구에 대한 자극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나고야 대학은 산학 협동이 활발한가.

"나고야대 캠퍼스에는 벽이 없다. 물리적 벽만 없을 뿐만 아니라 산학·학문 간에도 벽이 없다. 요즘 연구에서 물리, 화학, 의학이라는 구분은 무의미하다. 융합, 공동 연구가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도전하기 때문에 교수 1인당 외부 연구 지원금이 전국 대학 1위로 올라섰다."

―교수 선발에 원칙이 있는가.

"교수위원회가 면접을 통해 선발하는데, 네이처·사이언스 같은 유명 과학잡지 논문 게재 편수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교수들이 후보자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독창성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나고야대 출신들은 국내 학회지에 실은 논문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나고야대 노벨상 수상자는 수상 소감으로 스승을 반드시 언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고야대 사제 관계는 수평적이다. 제자 두 명이 노벨상을 받은 사카타 쇼이치(坂田昌一·1911~1970년) 교수는 제자들에게 '선생'이라는 말도 쓰지 못하게 했다. 연구 앞에서는 모두 동등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노벨상 수상자 시모무라 오사무 교수의 스승인 히라타 요시마사(平田義正·1915~2000년) 교수는 월급을 털어 제자의 실험 준비를 도와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제자들의 재능을 찾아내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다."

―취업률은 어떤가.

"취업률이 98%가 넘어 일본 대학 최고 수준이다. 졸업생들이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취업률이 높다. 졸업생의 절반 정도가 중소기업을 선택한다. 도쿄 대기업에 합격해도 지역 기업을 선택하는 졸업생도 드물지 않다. 중소기업이 훨씬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적성에 맞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고야 대학

1939년 일본의 7개 제국대학(국립대학) 중 마지막으로 설립된 대학. 수험생 선호도에서는 도쿄대와 교토대에 밀리지만 학부 졸업생 3명 등 나고야 대학 관련자 6명이 과학 부문 노벨상을 받았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회장 등 산업계에서도 활약하는 졸업생이 많다. 나고야대 의학부 출신인 하마구치 총장은 암 연구자로 2009년 총장에 취임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